모바일 게임을 받는 화면은 오랫동안 두 개의 선택지로 굳어 있었다. 안드로이드는 구글 플레이, 아이폰은 앱스토어. 원스토어는 그 틈에서 할인과 수수료를 앞세웠지만, 사용자가 매일 들어가 머무는 공간으로 보기는 어려웠다.

넥써쓰가 원스토어를 품고 내세운 방향은 그래서 단순한 앱마켓 확장이 아니다. 핵심 키워드는 모바일판 스팀이다. 게임을 내려받는 곳을 넘어 커뮤니티, 웹샵, 결제, 스트리머, 미니게임을 한 화면 안에 묶겠다는 구상이다. 이 그림이 실제로 굴러가면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의 경쟁 축도 가격 할인에서 체류 시간 경쟁으로 옮겨갈 수 있다.
원스토어가 다시 꺼낸 모바일판 스팀 카드
PC 게임에서 스팀은 단순한 다운로드 창이 아니다. 게임을 사고, 평가를 남기고, 친구가 무엇을 하는지 보고, 할인 기간에 다시 접속하는 커뮤니티형 상점에 가깝다. 넥써쓰가 원스토어에 붙이려는 방향도 이 지점과 맞닿아 있다.
원문 인터뷰에서 장현국 넥써쓰 대표는 원스토어를 AI와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의 마지막 퍼즐로 설명했다. 기존에는 크로쓰 플레이, 크로스 웨이브, 크로스샵, 크로스페이처럼 게임 주변 서비스를 쌓아왔고, 이제 배포 창구가 필요했다는 얘기다.
이 문장을 소비자 관점으로 바꾸면 꽤 단순하다. 앱을 내려받는 곳, 아이템을 결제하는 곳, 이벤트를 확인하는 곳, 커뮤니티를 보는 곳이 따로 흩어져 있으면 사용자는 금방 빠져나간다. 반대로 한 플랫폼 안에서 게임 발견부터 결제와 팬덤 활동까지 이어지면 앱마켓이 게임 런처처럼 바뀐다.
구글·애플과 다르게 싸우려면 가격만으로는 부족하다
원스토어는 그동안 구글과 애플보다 낮은 수수료, 통신사 기반 혜택, 국내 개발사 친화 이미지를 내세웠다. 문제는 저렴한 앱마켓이라는 포지션만으로는 사용 습관을 만들기 어렵다는 점이다. 사용자는 할인받을 때만 들어오고, 평소에는 기본 스토어로 돌아간다.
넥써쓰가 말하는 모바일판 스팀 전략은 이 한계를 건드린다. 경쟁 상대를 구글 플레이의 결제창으로만 보면 수수료 싸움이 된다. 하지만 스팀처럼 이용자 리뷰, 커뮤니티, 스트리머 연결, 웹샵, 미니게임이 붙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 단순 앱마켓: 검색 → 설치 → 결제에서 끝나는 구조
- 커뮤니티형 마켓: 발견 → 평가 → 이벤트 → 결제 → 재방문이 이어지는 구조
- 플랫폼형 게임 허브: 웹샵·방송·미니게임·지갑까지 한 계정 경험으로 묶는 구조
이 차이는 개발사에도 중요하다. 게임사가 매번 광고비를 써서 이용자를 다시 불러오는 대신, 플랫폼 내부에서 이벤트와 커뮤니티를 돌릴 수 있다면 마케팅 비용의 성격이 달라진다. 원스토어가 노리는 지점은 바로 이 재방문 루프다.
미니게임과 웹샵이 만드는 체감 변화
이번 구상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미니게임과 웹샵이다. 기사에 따르면 넥써쓰는 7~8월경 중국 텐센트 계열 인기 미니게임을 원스토어 독점으로 들여오는 방안을 말했고, 크로스샵을 개편한 원웹샵도 준비하고 있다.
미니게임은 설치 부담이 낮고, 짧은 시간에 접속하기 쉽다. 대작 모바일 RPG처럼 용량과 시간이 크게 필요한 게임과 다르게 점심시간이나 이동 중에 들어가기 좋다. 원스토어 입장에서는 사용자가 앱마켓을 ‘필요할 때만 여는 곳’이 아니라 ‘짧게 놀러 들어오는 곳’으로 바꿀 수 있는 장치다.
웹샵은 결제 경험과 연결된다. 최근 게임사들은 앱 내부 결제 수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웹 결제, 쿠폰, 멤버십 페이지를 따로 운영한다. 사용자는 혜택을 찾기 위해 게임 앱과 웹페이지를 오가야 하고, 개발사는 결제 동선을 계속 설명해야 한다. 원웹샵이 이 흐름을 한 번에 정리한다면 원스토어의 역할은 설치 버튼보다 결제 허브에 가까워진다.
AI와 블록체인은 이름보다 쓰임새가 먼저다
넥써쓰는 AI와 블록체인을 함께 언급한다. 이 단어들은 쉽게 거창해 보이지만, 모바일 게임 이용자에게 중요한 건 기술 이름이 아니다. 실제로 어떤 불편을 줄이고 어떤 보상을 더 투명하게 보여주는지가 관건이다.
AI는 게임 추천, 고객 응대, 콘텐츠 운영, 이상 거래 감지 같은 영역에서 쓰일 수 있다. 블록체인은 아이템 소유권이나 포인트, 결제 기록, 글로벌 정산 구조와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 기능들이 전면에 과하게 드러나면 오히려 진입 장벽이 생긴다.
사용자가 원하는 건 복잡한 지갑 설정이 아니라 ‘내가 받은 혜택이 어디에 남는지’, ‘다른 플랫폼보다 결제가 얼마나 편한지’, ‘내가 하는 게임 커뮤니티가 얼마나 잘 모이는지’다. 기술은 뒤에서 돌아가고, 화면에는 쉬운 선택지가 보여야 한다.
이 관점에서 보면 원스토어의 승부처는 블록체인 자체가 아니다. 모바일 게임 이용자가 기존 스토어를 떠나도 불편하지 않을 만큼 설치, 결제, 이벤트, 커뮤니티를 부드럽게 연결하는 일이 더 먼저다.
게이머가 확인할 건 독점작보다 플랫폼 습관이다
모바일판 스팀이라는 표현은 강하다. 하지만 스팀이 된다는 건 많은 게임을 모은다는 뜻만은 아니다. 사용자가 게임을 사기 전후로 계속 머물 이유를 만드는 일에 가깝다.
원스토어가 실제로 달라지려면 몇 가지가 보인다. 독점 미니게임이 초반 유입을 만들 수 있는지, 원웹샵이 결제 혜택을 쉽게 보여주는지, 기존 모바일 게임 커뮤니티가 원스토어 안으로 자연스럽게 들어오는지다. 여기에 개발사가 굳이 원스토어를 우선 채널로 볼 만한 매출 구조가 붙어야 한다.
게이머 입장에서는 당장 모든 게임 생활을 옮길 필요는 없다. 대신 원스토어가 할인 앱마켓에서 게임 허브로 바뀌는지 보면 된다. 설치 혜택만 보이던 화면에 리뷰, 이벤트, 웹 결제, 미니게임, 스트리머 연결이 붙기 시작하면 국내 모바일 게임 플랫폼 경쟁은 한 단계 다른 판으로 넘어간다.
원문 인터뷰는 연합뉴스 네이버 기사에서 확인할 수 있다. 원스토어의 현재 서비스 구조는 원스토어 공식 페이지에서 비교해볼 수 있다. 게임 플랫폼 변화는 최근 다룬 플레이스테이션 디스크 종료와 중고 게임 시장 변화와도 같은 흐름으로 이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