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가 말에 반응한다” 넥슨 파레이돌리아, 블루 아카이브 다음 실험 꺼냈다

넥슨게임즈가 새 프로젝트 ‘파레이돌리아’를 꺼내 들었다. 겉으로는 또 하나의 서브컬처 신작처럼 보이지만, 안쪽을 들여다보면 방향이 조금 다르다. 전투력 경쟁보다 캐릭터와 같은 공간에 머무는 감각, 선택지 클릭보다 음성으로 부르는 경험

넥슨게임즈가 새 프로젝트 ‘파레이돌리아’를 꺼내 들었다. 겉으로는 또 하나의 서브컬처 신작처럼 보이지만, 안쪽을 들여다보면 방향이 조금 다르다. 전투력 경쟁보다 캐릭터와 같은 공간에 머무는 감각, 선택지 클릭보다 음성으로 부르는 경험, 모바일에서도 돌아가는 온디바이스 AI가 전면에 놓였다.

블루 아카이브 이후 넥슨게임즈가 새 IP를 어떻게 확장할지 지켜보던 이용자라면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 이번 신작의 핵심은 “더 화려한 전투”가 아니라 “캐릭터가 화면 안에서 실제로 반응하는 느낌”에 가깝다.

블루 아카이브 다음 칸에 놓인 생활형 서브컬처

파레이돌리아는 넥슨게임즈 IO본부 산하 RX스튜디오가 개발 중인 신작이다. 이용자는 지구와 닮았지만 다른 세계인 ‘아니마시’에 들어가 부흥센터장으로 활동하고, 특별한 능력을 가진 캐릭터 ‘메이츠’와 생활하며 도시의 문제를 풀어간다.

이 설정만 보면 익숙한 수집형 RPG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개발진이 강조한 단어는 탐험이나 전쟁보다 ‘생활감’이다. 캐릭터와 함께 장을 보고, 요리하고, 하루의 끝에 같은 공간으로 돌아오는 흐름을 게임의 중심에 놓겠다는 것이다.

서브컬처 게임 시장은 이미 캐릭터 디자인과 성우, 일러스트만으로 차별화하기 어려운 단계에 들어섰다. 이용자는 새 캐릭터가 예쁜지뿐 아니라 그 캐릭터와 어떤 방식으로 관계를 맺는지까지 본다. 파레이돌리아가 ‘이세계 홈스테이’라는 표현을 앞세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최근 게임 시장에서 비슷한 흐름은 계속 커지고 있다. 캐릭터를 뽑고 키우는 구조는 유지하되, 이용자가 머무는 공간과 반응형 대화를 강화하는 방식이다. 앞서 정리한 가을 MMORPG 경쟁처럼 자동 사냥과 성장 효율이 중심인 시장과는 결이 다르다.

말로 부르는 캐릭터, 선택지 밖으로 나온 조작감

이번 공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자체 개발 온디바이스 AI다. 시연 버전에서는 이용자가 화면의 선택지를 말하거나 캐릭터 이름을 불러 호출하는 방식이 소개됐다. 버튼을 누르는 게임 조작을 완전히 없앤 것은 아니지만, 캐릭터와 직접 말을 주고받는 듯한 감각을 만들려는 시도다.

온디바이스 AI는 서버에 모든 처리를 맡기는 방식이 아니라 기기 안에서 일부 AI 기능을 돌리는 구조다. 쉽게 말하면 스마트폰이 단순히 화면만 보여주는 단말이 아니라, 음성 인식과 반응 처리의 일부를 직접 맡는다는 뜻이다. 네트워크 상태나 서버 비용, 반응 속도 같은 문제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모바일 게임과 궁합이 좋다.

뉴시스
출처: 뉴시스

물론 이것이 곧 자유 대화형 AI 캐릭터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 게임에서는 안전한 대화 범위, 캐릭터 설정 유지, 부적절한 입력 처리, 배터리 사용량까지 모두 조율해야 한다. 그래도 음성으로 메이츠를 부르고 반응을 받는 구조가 안정적으로 구현된다면, 기존 서브컬처 게임의 ‘터치 반응’보다 한 단계 더 개인화된 경험을 줄 수 있다.

중요한 변화는 조작의 중심이 손가락에서 목소리로 조금 이동한다는 점이다. 모바일 게임은 화면이 작고 조작 시간이 짧다. 캐릭터를 부르는 행동이 자연스럽게 붙으면, 짧은 접속에서도 이용자가 캐릭터와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만들기 쉽다.

타소가레관이 노리는 머무는 게임의 체류 시간

파레이돌리아의 생활 공간인 ‘타소가레관’은 단순한 로비 화면 이상의 역할을 맡는다. 개발진은 이용자가 외부 사건을 겪은 뒤 다시 돌아오는 공간, 메이츠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공간으로 설명했다. 이 구조는 게임의 체류 시간을 늘리는 방식과도 맞물린다.

수집형 게임에서 로비는 대개 캐릭터를 세워두는 화면에 그쳤다. 출석 보상, 임무 확인, 상점 진입처럼 기능적 역할이 컸다. 하지만 파레이돌리아가 말하는 생활 공간은 그보다 넓다. 캐릭터가 실제로 그곳에 살고 있는 것처럼 보이고, 이용자가 게임 밖 일상을 마친 뒤 다시 들르고 싶은 장소가 되는 쪽에 가깝다.

이런 설계는 과금 구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단순히 강한 캐릭터를 뽑는 경쟁보다 의상, 공간 장식, 상호작용, 캐릭터별 생활 이벤트 같은 요소가 더 중요해질 가능성이 크다. 전투 콘텐츠가 약해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매출을 만드는 감정선이 성능표 하나에만 묶이지 않을 수 있다.

게임사가 캐릭터와 공간을 함께 팔기 시작하면 이용자의 판단 기준도 바뀐다. 스펙이 높은 캐릭터보다 오래 보고 싶은 캐릭터, 전투 효율보다 공간 안에서 잘 어울리는 캐릭터가 소비의 이유가 된다. 파레이돌리아가 성공하려면 이 지점을 얼마나 자연스럽게 설계하느냐가 중요하다.

모바일 신작을 가르는 AI 기능의 체감선

AI라는 단어는 이미 게임 업계에서 너무 많이 쓰였다. NPC 대화, 자동 번역, 이미지 생성, QA 테스트, 추천 시스템까지 전부 AI로 묶인다. 그래서 파레이돌리아의 AI도 단순 홍보 문구로 보일 위험이 있다. 이용자가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기능으로 남느냐가 관건이다.

체감선은 세 가지에서 갈린다. 첫째는 반응 속도다. 이름을 불렀는데 한 박자 늦게 반응하면 몰입은 바로 깨진다. 둘째는 캐릭터성이다. 모든 메이츠가 비슷한 말투로 답하면 AI 기능은 금방 장난감처럼 느껴진다. 셋째는 반복 피로도다. 처음에는 신기해도 같은 문장과 같은 모션이 반복되면 기존 터치 대사와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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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뉴시스

온디바이스 AI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도구이지만, 그 자체가 해답은 아니다. 스마트폰 성능과 발열, 저장공간, 배터리 소모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 고사양 기기에서는 매끄럽고 보급형 기기에서는 기능이 제한된다면 이용자 경험이 갈릴 수 있다.

그래도 방향성은 분명하다. 모바일 게임의 AI는 더 이상 개발 편의 기능에만 머물지 않는다. 이용자가 실제로 “이 캐릭터가 나를 알아보는 것 같다”고 느끼는 순간을 만드는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파레이돌리아는 그 흐름을 서브컬처 장르에서 실험하는 사례다.

넥슨의 새 IP 실험이 남긴 승부처

파레이돌리아가 기대를 받는 이유는 블루 아카이브의 후광만이 아니다. 넥슨게임즈가 이미 캐릭터 중심 서브컬처 시장에서 성과를 낸 조직이라는 점, 그리고 이번에는 같은 공식을 그대로 반복하지 않겠다고 밝힌 점이 함께 작용한다.

성공의 조건은 명확하다. 생활감은 분위기만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접속할 이유, 캐릭터와 상호작용할 이유, 다시 돌아올 이유가 계속 쌓여야 한다. 여기에 전투와 퍼즐 같은 콘텐츠가 지나치게 얕으면 오래 버티기 어렵고, 반대로 숙제가 많아지면 ‘홈스테이’라는 콘셉트가 흐려진다.

출시 일정도 아직 여유가 있다. 기사 기준으로 내년 CBT와 콘텐츠 추가 계획이 언급된 단계라 완성도는 더 지켜봐야 한다. 현재 공개된 정보만으로 흥행을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파레이돌리아가 겨냥한 지점은 흥미롭다. 서브컬처 게임의 다음 경쟁이 일러스트 품질을 넘어 캐릭터와 함께 사는 감각, 그리고 AI 반응의 자연스러움으로 옮겨갈 수 있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넥슨 입장에서도 의미가 크다. 기존 히트 IP의 그림자를 따라가는 대신 새 캐릭터, 새 공간, 새 조작감을 동시에 밀어붙이는 실험이다. 파레이돌리아가 CBT에서 생활감과 AI 반응을 실제 플레이 감각으로 증명한다면, 2027년 모바일 서브컬처 시장의 판도는 지금보다 훨씬 복잡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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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lph

hip-studio 운영자. 스마트폰, PC, 게임, 가전, AI 서비스처럼 실제 사용자가 검색하고 비교하는 IT 주제를 가격·스펙·사용 조건 중심으로 정리합니다. 단순 보도자료 재배포보다 구매 전 확인할 기준과 사용자가 체감할 변화를 설명하는 데 초점을 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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